“中 경제 3대 괴현상 나타나고 있다”

  • 입력 2007년 11월 19일 03시 08분


① 소득 늘지만 소비는 줄어

② 위안화 상승 구매력 하락

③ 주식-부동산 동시에 올라

“중국 경제는 3대 괴현상(怪現象)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청쓰웨이(成思危·72·사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국내외 최고경영자(CEO) 원탁회의에서 최근 과열로 치닫는 중국 경제에 강력한 경고음을 울렸다.

‘다국적 기업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주제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열린 회의엔 중국에 진출한 세계 500대 기업 및 중국 500대 기업의 CEO 등 모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청 부위원장은 “최근 중국에서 근로자의 소득은 계속 늘고 있지만 소비는 오히려 하락하고, 위안화의 국제 구매력은 상승하지만 국내 구매력은 오히려 하락하는 데다 주식과 부동산이 동시에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의 진단에 따르면 소득이 늘면 소비도 늘어야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기여도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최근 계속 감소하고 있다. 또한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올랐지만 최근 소비자 물가 폭등으로 국내 구매력은 되레 떨어졌다. 특히 선진국은 여유자금이 주식이나 부동산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서 한쪽이 급등할 경우 다른 한쪽이 떨어지지만 중국은 한꺼번에 폭등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게 된 최대 원인으로 그는 ‘유동성 과잉’을 꼽았다. 10월 말 현재 중국의 통화량(M2 기준)은 39조4200억 위안(약 4912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8.5%나 늘었다.

통화량 팽창의 주요 원인은 막대한 무역흑자에 따른 외환보유액 급증이다.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9월 말 이미 1853억 달러로 지난해의 1775억 달러를 넘어섰다. 외환보유액 역시 사상 최고치인 1조4336억 달러로 늘었다. 10월에는 무역흑자가 270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또 주식과 부동산이 폭등하면서 9월 말 현재 은행 대출액도 3조2600억 위안으로 지난해 전체 3조18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청 위원장은 “홍콩에 상장된 우수 기업을 대륙으로 되돌려 주식의 공급을 늘리고 외환보유액을 조절하며 중국으로 들어오는 외자(外資)의 질을 높이고 거시조정을 강력히 추진하되 정부의 경제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책을 제시했다.

특히 일반 국민의 외국돈 보유 한도를 늘리고 ‘쩌우추취(走出去)’로 표현되는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촉진해 외환보유액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

그는 또 “위안화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실제 위안화 가치의 상승보다 더 위험하다”며 중국 정부의 위안화 가치 상승 억제 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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