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기는 없었다”

  • 입력 2007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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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성장-고정 환율로 환란 비켜가

외국인투자 늘며 ‘아시아 맹주’ 급부상

중국은 아시아 외환위기를 겪지 않았다. 오히려 아시아의 외환위기를 통해 지역의 경제 맹주로 급부상했다.

외환위기가 중국을 비켜간 것은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매년 10%가 넘는 경제성장률 그리고 고정환율제를 축으로 한 외환 통제가 방어벽이 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993년 250억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은 거시조정과 함께 재정 및 환율개혁을 단행해 1997년 2510억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또 외환위기 직전 5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0.0∼14.2%. 1992년 110억 달러였던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1996년엔 453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7년 중국은 9.3%의 고속성장을 기록했다. 아시아 각국에선 모두 외자가 급속히 빠져나갔지만 중국은 FDI 기준으로 455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되레 늘었다.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서방기업의 투자는 중국으로 옮겨갔다. 1998년 이후 중국의 FDI 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엔 694억6800만 달러까지 늘었다. 중국은 현재 외국의 투자를 입맛대로 골라서 받을 정도다.

중국은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각국과의 경제 유대를 강화하면서 경제 지배력을 키워 가고 있다. 1997년 236억 달러에 불과하던 한중 무역액은 지난해 1180억 달러로 5배 늘었다. 1995년 184억 달러였던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교역액도 지난해 1608억 달러로 8.7배 급증했다.

중국은 나아가 아시아 각국과의 경제 통합을 추진 중이다. 아세안 국가와는 2010년을 목표로 2002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한국과의 FTA 체결을 위해 올해부터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 각국이 환란의 소용돌이에 빠졌을 때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고 환란이 더욱 격화되는 것을 막아 신뢰를 쌓았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에는 중국 경제 성장에 따른 시장 제공과 경제 협력 강화로 아시아 각국이 외환위기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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