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몸값 200만달러 줬다"

  • 입력 2007년 8월 31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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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세력에 억류됐던 한국인 인질 19명 전원의 석방 대가로 한국 정부가 탈레반 측에 모두 200만 달러(약 18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아사히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한국 정부와 탈레반 양측의 대면협상을 중재한 복수의 아프가니스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아프가니스탄의 한 중재자가 한국과 탈레반간의 전원 석방 합의가 있은 28일 대면협상 수일 전에 아프가니스탄 주재 한국대사에게 "몸값을 지불하지 않고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현지 사령관은 "현지 차원의 결정"이라며 중개자를 통해 1인당 10만 달러를 요구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중개자는 한국대사에게 "4만 달러 정도라면 탈레반이 받아들일 것이다"는 자신의 생각을 전하면서 탈레반 측에도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지 말라"며 휴대전화로 설득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측은 탈레반의 요구에 "1인당 5만 달러라면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고 신문은 말했다.

그러나 최후로 남은 인질 7명이 석방된 후인 30일 저녁 아프가니스탄 협상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19명의 전원 석방을 위해 지불한 돈은 200만 달러"라고 밝혔다. 1인당 10만 달러 이상이 탈레반 측에 지불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 양측 모두 몸값을 통한 해결을 부인하고 있다.

탈레반으로서는 진정한 이슬람 국가의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몸값을 통해 해결했다는 점이 밝혀질 경우 '도적 떼'와 같은 수준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지역 탈레반이 지난 6월과 7월 간선도로를 달리던 트럭 운전사를 납치, 운송회사로부터 1인당 6천 달러 정도를 받아낸 '전과'가 있는 등 인질의 국적에 따라 요구액을 달리하는 '인질 비즈니스'를 교묘하게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즈니주의 한 고위관리는 인질 석방 합의 후 "그 녀석들은 범죄자다. 우리는 그 녀석들이 있는 곳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질이 무사히 석방되면 전원 체포해 버릴 것이다"라며 분노를 터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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