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産은 문제 없나” 中의 반격

  • 입력 2007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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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 미국을 방문한 우이 중국 부총리(오른쪽)가 마중 나온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반갑게 포옹하고 있다. 그러나 봄바람은 짧았다. 최근 중국산 제품의 안전 문제로 양국 사이엔 차고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 5월 미국을 방문한 우이 중국 부총리(오른쪽)가 마중 나온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반갑게 포옹하고 있다. 그러나 봄바람은 짧았다. 최근 중국산 제품의 안전 문제로 양국 사이엔 차고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美 7개사 육류가공품 수입 중단… 휴대전화 폭발 등 대대적 보도

중국산 식품 안전에 대한 미국의 공격에 중국이 ‘맞받아치기’로 나섰다. 이에 따라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중의 무역전쟁에서 식품안전 분야가 주전선(主戰線)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맞대응 공세=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은 13일 세계 최대의 육류가공업체인 타이슨 푸드와 카길 미트 솔루션, 샌더슨 팜스 등 미국 7개사 육류 가공품의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15일 중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질검총국은 타이슨 푸드가 생산한 냉동 가금류 제품에서 고열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이 발견됐으며, 샌더슨 팜스의 냉동 닭다리에서는 구충제 찌꺼기가, 카길 미트 솔루션의 냉동 돼지갈비에서는 사료에 들어가는 육질 개선 첨가물인 락토파민이 각각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인터비전 푸드의 냉동 닭다리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고, 밴루인 푸드의 냉동 돼지 귀와 AJC 인터내셔널의 냉동 돼지고기에선 락토파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질검총국은 “관련 업체들은 앞으로 45일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위안핑(李元平) 질검총국 수출입식품안전국장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수출품의 99%는 국제적인 기준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식품 분야에서 어느 나라도 100%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리 국장은 이어 “한두 곳에서 문제가 있는 제품이 나왔다고 중국 전체 식품에 ‘불안전 유해 식품’이라는 라벨을 붙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육류협회의 재닛 라일리 대변인은 “중국의 기준은 대부분 국가의 일반적 기준과 다르다”며 “육류는 익혀 먹기 때문에 날것 상태에서 살모넬라균이 소량 검출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고 락토파민도 미국에서 돼지 사육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중국의 과잉 대응?=이 같은 중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외신은 “식품안전 문제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 주기 위한 것”(AP통신)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 중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에 대대적인 홍보전으로 맞대응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최근 중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제품의 안전성을 둘러싼 소동이 중국산이 아닌 미국산 제품에 관한 것처럼 보인다”며 중국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중국 언론은 최근 중국에서 미국 모토로라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사고로 한 명이 숨진 것을 집중 보도했다. 또 미국 업체의 콘택트렌즈 세척액이 실명을 야기한 사례가 있다며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미국 쇠고기의 리콜 조치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안빈(史安斌) 칭화(淸華)대 교수도 “세계 여론을 바꾸기 위해 미국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며 “중국 정부는 홍보 전략에 대해 더 배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은 워싱턴에서 미 의회를 상대할 로비 팀을 구성했으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외부 홍보업체에 자문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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