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태양 꿈이 영근다

  • 입력 2007년 5월 21일 2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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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의 꿈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중국과학원 플라즈마물리연구소 우쑹타오(武松濤·45) 부소장은 17일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시에 자리 잡은 연구소를 찾은 50여명의 베이징(北京) 주재 외신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꿈의 차세대 에너지'로 불리는 '인공태양'을 개발하려는 중국의 꿈이 점차 영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완성한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EAST·사진)'에서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2차례에 걸쳐 방전실험에 성공했다. 이어 2월엔 핵융합 원격조종에 따라 5초에 25만 암페어의 전류를 얻는 데 성공했다.

뒤늦게 출발한 중국의 인공태양 연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셈이다. 1978년 9월 설립된 플라즈마연구소가 이날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설명회를 가진 것도 이런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의 인공 태양 실험장치인 EAST는 2000년 10월 건설하기 시작해 지난해 2월 완성했다. 세계에서 4번째 만들어진 3층 높이의 토카막 실험 장치다. 공식 투자액은 1.65억 위안(약 200억 원)이지만 실제로는 약 3.2억 위안이 들었다고 우 부소장은 소개했다.

인공태양 실험장치가 위치한 곳은 허페이 시 북서쪽 외곽의 '과학의 섬(科學島)'. 실제로는 둥푸(董鋪) 호수로 길게 뻗어 나온 반도지만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데다 무장공안이 24시간 출입자를 일일이 체크하는 등 고립된 섬이나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이 연구소를 얼마나 중시하고 보안에 신경을 쓰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인공태양 실험이 성공해 상용화되면 연간 3조kwh에 이르는 소비전력 등 에너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바닷물 1리터만 있으면 휘발유 300리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매년 인공태양 연구에만 1.5억~2억 위안씩 투입하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순간온도를 5500만도까지 올리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인공태양이 성공하려면 고온 뿐 아니라 플라즈마의 밀도, 지속시간 등 3가지가 모두 기준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 유럽은 4~5억도 가량의 순간온도를 얻는 데 이미 성공한 상태다. 아직은 여전히 후발주자인 셈이다. 올해 8월 완공되는 한국의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장치(KSTAR)'는 중국의 EAST보다 훨씬 우수하다. 최첨단 시설인 KSTAR가 완공되면 한국 역시 3억~5억 도의 순간온도를 얻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 부소장은 이런 격차를 의식했는지 "미국과 일본 유럽은 30년 안에 인공태양을 상용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50년 가까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페이=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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