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구려 역사·영토 문제 보도 통제"

  • 입력 2007년 3월 1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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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고구려 역사나 영토를 소재로 한 보도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명보(明報)는 중국공산당 선전부가 언론보도시 유의해야 할 20개 금기사항을 담은 `뉴스보도 기요(紀要)'를 입수했다며 여기엔 고구려 문제 등 주변국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소재도 포함돼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자칫 한국을 자극할 수 있는 고구려 문제 외에도 올해 70주년을 맞는 난징대학살이나 노구교(盧溝橋) 사건 등에 대한 보도도 일본과의 관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통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군 관련 소재에 대해서도 중국이 독자개발한 군사무기를 과장 보도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있다. 서방에서 `중국위협론'이 고조되는 것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러시아 10월혁명 90주년을 맞아 관련 보도도 엄격하게 통제된다. 구 소련의 해체와 붕괴 문제에 이르면 사회주의 체제의 문제점까지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고민의 발로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사유제를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보도도 금지되며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반우파 투쟁 관련 소재도 보도 금지를 원칙으로 삼았다. 언급이 필요할 경우엔 "반우파 투쟁은 필요했지만 지나치게 확산됐다"는 상투적 표현으로 간단하게 언급하고 `지식분자의 독립 정신' 고취를 경계해야 한다는 어조가 필요하다는 보도지침을 내렸다.

인권옹호를 빌미로 사법절차의 내막을 공개하거나 여론감시를 핑계삼아 비리 흑막을 폭로하는 한편 서방의 정치제도를 찬양하는 보도, 외국의 내정을 함부로 비평하는 보도 등도 금지 대상이다.

서방의 입장이나 관점에서 중국의 주요 사업공정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고 소수민족의 풍습이나 퇴폐적 생활, 축첩 행각 등에 대한 보도도 지침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당국은 이런 보도통제와 함께 올 가을 열리는 제17차 당 전국대표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보도를 언론매체에 주문하고 있다.

이와 관련, 류윈산 선전부장은 지난달초 CCTV에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 양회 관련 보도에서 `성취'와 `선양'을 주제로 삼아 황금시간대 보도편성 계획을 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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