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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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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에서의 유전 발견은 그다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 중서부 지역에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지역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주류인 수니파의 주요 거주 지역이기 때문.
19일 뉴욕타임스는 바그다드 서쪽 안바르 주 인근에 많은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외국계 석유업체들이 2년간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지역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최대 1조 세제곱피트에 이르며 원유도 추정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개발이 본격화되면 이 지역에서만 하루 10만 배럴에 이르는 에너지 확보가 가능하다.
‘아카스 유전’으로 불리는 이곳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은 앞으로 이라크 정치상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석유가 풍부한 동남쪽과 북쪽을 각각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수니파 점령지역인 중서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자원 빈곤의 ‘박탈감’에 시달려 왔다.
‘내전’으로 불릴 만큼 악화된 수니-시아파 간 유혈충돌의 해결책으로 제기된 이라크 분할 방안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니파는 “자원이 없는 우리만 떼어내려는 속셈”이라며 이에 거세게 반발해 왔다.
그러나 이후 수니파의 입장이 바뀌면 분할 논의가 재개될 여지가 있다. 안바르 지역을 관할하는 미국 해병대의 존 앨런 준장은 “이번 조사 결과로 낙후된 지역의 수니파 무슬림들이 경제개발에 대한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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