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상품’ 아주 비싸거나…아예 빌려주거나…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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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 구찌는 1만9000달러(약 1710만 원)짜리 핸드백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의 럭셔리 제품에서 한 단계 더 높여 초고가(울트라 럭셔리) 상품을 제조 판매하려는 전략의 하나다. 조금이라도 더 비싼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럭셔리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제품을 빌려서 쓰는 부자들이 늘어난다는 점. 자동차, 요트, 제트비행기 등이 주로 대여되는 초고가 제품들이다. 세금, 보험 등 소유에 따른 번거로운 점을 피하려고 돈이 좀 더 들더라도 빌려 쓰는 쪽을 택하는 것이다.

▽급증하는 부자들을 잡아라=럭셔리 브랜드들이 초고가 전략을 택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부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중국, 인도의 구매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메릴린치의 조사에 따르면 300만 달러 이상 자산가들의 재산 총액은 지난해 33조3000억 달러였다. 2010년에는 44조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메릴린치는 2014년에는 러시아, 중국, 인도 부자들이 럭셔리 제품 구매자의 3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이 이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은 당연한 일. 구찌그룹을 소유한 프랑스 소매기업 PPR의 최고경영자 프랑수아 앙리 피노 씨는 지난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매우 한정적인 제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구찌가 내년에 초고가 상품 부문 투자를 40% 늘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귀찮다. 빌려라’=유럽 위주로 고급 제품을 부자들에게 대여해 주는 신종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IHT는 이탈리아의 ‘서클 클럽’을 소개했다. 연회비 2만 유로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람보르기니, 마제라티, 포르셰 등 원하는 자동차를 바꿔 가며 빌려 탈 수 있다.

회원인 미셸(37) 씨는 페라리 마니아. 그는 “페라리는 자주 점검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소유하고 있으면 귀찮다”라고 말했다. 이 클럽은 요트, 제트비행기도 갖고 있으며 앞으로 예술품, 보석 등으로 대여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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