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미국경제 전망 "내년 완만한 하강국면"

  • 입력 2006년 12월 7일 16시 28분


미국 경제는 보통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관차로 비유한다. 미국 경기에 따라 세계 경제의 기상도(氣象圖)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큰 국가는 더욱 미국 경제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미국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11개 주요 투자은행의 경제전망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미국 경제는 주택경기와 소비가 연착륙하면서 완만한 하강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의 초점인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1개 투자은행이 제시한 전망치를 평균했을 때 2.5%.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3.3%인 점에 비춰보면 0.8%포인트가 낮다. 이는 미국의 잠재성장률(3%)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은 것은 주택시장 둔화로 소비심리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 그러나 내년 4분기(10~12월)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등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택경기 냉각으로 미 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일부의 우려 섞인 예상과는 다르다. 월가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안정 등으로 소비여력이 하반기에 갈수록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경기둔화와 에너지 가격 안정 등으로 내년도에 2.1%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평균전망치 3.3%보다 1.2%포인트나 낮은 것.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관심사인 주택경기는 대체로 내년 1분기(1~3월)까지는 주택건설투자가 두 자리 수 감소하는 추세가 계속되지만 2분기(4~6월)부터는 감소속도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내년도 주택건설투자가 증가세로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는 내년에 주택건설투자가 1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주택건설투자가 3.9% 줄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정책 전망을 두고는 은행별로 의견이 엇갈렸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이 인상을 예상한 반면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은 인하를 예상했다.

투자은행들은 이어 내년도 실업률 전망치는 4.8%로 올해 전망치 4.6%보다 약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수지는 경기위축으로 인해 소폭 개선 전망이 우세하지만 재정수지는 올해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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