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기자 사망, 국제사회 파장

  • 입력 2006년 10월 9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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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전쟁을 벌인 체첸의 인권 문제를 집중 보도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48) 씨가 총격으로 숨지자 국제사회에서는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고 러시아의 언론자유 실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숀 맥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8일 "체첸공화국의 인권유린과 전쟁의 참상을 알리려고 노력했던 언론인이 숨진 데 미국은 충격을 받았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논평했다. 유럽회의는 조속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루 알하노프 체첸 대통령 역시 폴리트코프스카야 씨의 피살에 충격을 받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언론인 살해는 민주적인 독립 언론에 타격"이라고 비난했다.

폴리트코프스카야 씨가 몸담았던 노바야 가제타의 동료들은 "러시아 치안 당국이 비판 언론인의 살인자를 검거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언론인 살인사건을 자체적으로 진상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폴리트코프스카야 씨는 7일 오후 모스크바 시내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살해되기 직전까지 러시아군이 자행한 고문과 인권유린 행위를 폭로하기 위해 피해자의 증언과 고문 실상을 담은 사진을 수집해 러시아 당국과 긴장관계에 있었다.

그는 2001년 10월 살해 위협에 시달리다 오스트리아 빈으로 피신하기도 했으며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태 때는 체첸 무장세력 측의 요청으로 러시아 당국과 반군 사이에서 중재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모스크바=정위용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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