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집단지도체제로 가나…라울 나흘째 모습 안보여

  • 입력 2006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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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카스트로(75) 쿠바 국방장관이 계속 두문불출하자 국민 사이에 권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AFP통신이 3일 보도했다.

라울 장관은 형인 피델 카스트로(80) 국가평의회 의장으로부터 임시로 권력을 넘겨받은 지 나흘째인 이날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쿠바 국영TV와 신문들은 “혁명은 계속된다”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오직 공산당만이 합당한 승계자”라는 라울 장관의 최근 연설을 ‘재탕’해 전했다. 이에 대해 몇몇 평론가는 “라울 장관의 부재로 제기된 의문에 대한 공산당의 대답”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외교관은 1일 멕시코 유력 일간지 레포르마와의 회견에서 “라울 장관이 권력 이양 상황에서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것은 아내 빌마 에스핀 씨의 병세가 위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형 피델이 결혼을 하지 않은 탓에 그동안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 온 에스핀 씨는 얼마 전 중병으로 몸져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형에 비해 카리스마와 국제 감각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라울 장관이 쿠바 정부 내 핵심 실세들과 주요 정책을 협의해 국정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에는 리카르도 알라르콘(69) 의회의장, 카를로스 라헤(54) 국가평의회 부의장, 펠리페 페레스 로케(41) 외교장관 등에 의한 집단지도체제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쿠바의 민주적 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AFP는 부시 행정부가 내심 당장 쿠바의 변화를 촉진하기보다 안정을 바라고 있으며 ‘기다려 보자’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미국 내 쿠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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