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스쿠니신사 ‘한국어팸플릿’ 배포 파장

  • 입력 2006년 6월 7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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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가 한국어 및 중국어 팸플릿을 제작해 7일부터 방문자들에게 무료 배포하기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팸플릿은 야스쿠니 신사가 방문자들에게 배포해왔던 일본어판을 번역한 것으로, 태평양전쟁은 불가피했던 전쟁이며 도쿄 전범재판은 연합국이 주도한 일방적 재판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담고 있다.

신사측은 팸플릿에서 태평양전쟁과 중일 전쟁을 각각 '대동아전쟁'과 '지나사변'으로 기술하면서 "전쟁은 아주 슬픈 일이지만 일본은 독립을 지키고 평화로운 나라로서 아시아 각국과 함께 번영하기 위해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변했다.

팸플릿은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군국주의 시설로 비판받는 신사 내 전쟁박물관인 '유슈칸(遊就館)'에 대해서는 "국난에 맞서 신이 된 전몰자들의 사진 편지 등 유품이나 전쟁 관련 자료 등 약 10만 점의 자료 속에서 골라낸 3000점의 귀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사 측은 번역판을 낸 이유에 대해 "최근 대만을 포함한 중국과 한국의 참배자들이 많아져 외국인들에게 야스쿠니 신사를 더 잘 알릴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A급 전범 분사론'이 제기되는 등 입지가 크게 좁아지자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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