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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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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금리 인상과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다.
3년여간 신흥국가 주식시장과 각국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됐던 자금이 저금리 시대가 끝난다는 징후가 확실해지고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금과 채권 등 안전한 자산을 찾아 떠나고 있는 것.
세계적으로 ‘자산 거품’이 빠지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 정부가 ‘버블 세븐’을 거론하면서까지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이고 통화당국의 금리인상 변수까지 있어 충격이 더할 것으로 우려된다.
○ 글로벌 경제 위협하는 세마리 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유가 △부동산 버블 붕괴 △인플레이션 등 세 마리 곰이 글로벌 경제의 ‘골디록스(goldilocks) 기조’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디록스’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도 물가상승 압력은 낮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이다.
주요국 정부와 통화당국은 이미 세마리 곰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올해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인플레 방지를 위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동시에 금리를 올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도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과도한 투자를 진정시키고 금융 위험을 막기 위해 지급준비율 인상 등 복합적인 긴축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제 투자자들은 특히 다음 달 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또다시 인상할지를 놓고 불안해하고 있다.
주요 국가의 긴축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민감하면서도 폭발적이었다. 대표적 신흥시장인 인도 증시는 22일(현지 시간) 10% 폭락하면서 1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 한국 정부는 ‘걱정 붙들어 매라?’
한국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105.04포인트(7.3%)나 떨어졌다. 국제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부동산시장은 국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리스크가 직접적이진 않지만 간접적인 심리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증시 하락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어 당분간 부동산 거래는 끊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경기 둔화까지 겹친다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에서 한국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가 간 금리 차로 자본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금리인상 카드를 빼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날 “부동산 가격이 50%까지 떨어져도 금융회사들이 담보비율을 유지할 수 있어 건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 김 부원장의 발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질타를 쏟아냈다.
서강대 김경환(경제학)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자산거품이 빠지는 상황에서는 시장에 자꾸 엄포를 놓을 일이 아니라 그동안의 정책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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