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휴양지 연쇄 폭탄테러…33명 사망·교민 1명 부상

  • 입력 200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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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에 인접한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휴양도시 다합에서 24일 3건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외국인 관광객 4명을 포함해 적어도 33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쳤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25일 전했다. 2004년 이후 이집트 관광지에서 3번째 발생한 유혈 테러.

이집트 당국은 팔레스타인 출신 남성이 조직한 무장단체가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당국이 지목한 무장단체와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이번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다합에 살고 있는 교포 40여 명 가운데 박모(54·여) 씨가 머리에 파편을 맞아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7시 15분경 다합 시내 알 마스바트 다리 부근의 넬슨 레스토랑, 알라딘 카페, 가잘라 슈퍼마켓에서 몇 분 간격으로 폭발이 잇따라 일어났다. 당국은 원격조종 장치에 의해 차례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 전통에 따른 금요 휴일부터 시작해 콥트교 부활절(23일), 샴 엘 네심(봄의 날·24일), 시나이반도 반환기념일(25일)까지 5일 연휴를 즐기는 인파로 붐비는 때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알 카에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배후 음모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알 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서방국가들이 이슬람을 상대로 벌이는 ‘십자군전쟁’의 책임을 해당국 국민도 져야 한다”고 경고한 바로 다음 날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시나이반도 휴양지를 노린 점, 휴일에 3곳 이상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난 점 등 이번 테러는 2004년과 지난해에 발생한 테러와 비슷하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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