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sex.com’ 도둑이야기

입력 2005-11-08 03:03수정 2009-10-0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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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이 황금 알을 낳는 인터넷 주소를 훔쳐 갑부가 된 뒤 유유히 사라진다. 뒤늦게 안 원래 주인은 주소를 되찾으려 소송을 벌이지만 돌아온 건 막대한 소송비용뿐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터넷 도메인 ‘섹스닷컴(sex.com)’을 둘러싸고 영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7일 전했다.

내용은 이렇다. 1994년 미국의 인터넷 사업가 게리 크레먼 씨는 앞을 내다보고 ‘섹스닷컴’을 도메인 관리회사인 네트워크 솔루션에 등록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업 때문에 신경을 쓰지 못해 ‘섹스닷컴’은 휴면 상태가 됐다.

이 틈을 사기꾼이 파고들었다. 스티븐 코언 씨는 1995년 네트워크 솔루션에 위조 서한을 보내 크레먼 씨는 해고됐으며 자신이 ‘섹스닷컴’의 주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 솔루션 측은 별 의심 없이 소유권을 넘겨줬다.

코언 씨가 얻은 것은 단지 몇 글자에 불과했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매달 수백만 명이 ‘섹스닷컴’에 접속해 연간 800만 달러의 광고 수입을 안겨 줬다. 뒤늦게 도메인이 도난당한 사실을 안 크레먼 씨는 오랜 법정 소송 끝에 2000년 말 도메인 소유권을 되찾았다. 하지만 남은 것은 440만 달러의 소송비용 뿐. 코언 씨는 이미 돈을 챙겨 종적을 감춘 상태였다.

사기 행각은 지난달 말 코언 씨가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취업 허가 신청을 냈다가 멕시코 경찰에 체포되면서 끝났다. 그는 이번 주 미국 캘리포니아 법정에 설 예정이다. 크레먼 씨에게 2500만 달러를 배상할 때까지 철창신세를 져야 하지만 코언 씨는 남은 돈이 10만 달러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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