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임신부 배속 아이만큼은”…美 20代 뇌출혈로 5월 쓰러져

  • 입력 2005년 7월 26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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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7주째에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한 미국 여성이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두 살 난 아들을 둔 26세의 수전 토레스(사진) 씨. 국립보건원(NIH) 백신 연구원이던 수전 씨는 5월 7일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그가 다시 소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여자아이로 판명된 배 속의 태아. 수전 씨가 생명 보조 장치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다음 달 출산이 가능하다.

올해 초 뇌사상태에 빠진 샤이보 씨의 생명 보조 장치 제거 문제를 두고 큰 사회적 논란이 벌어졌던 미국의 시선은 수전 씨에게 쏠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상 외로 조용하다. 수전 씨의 생명 보조 장치를 떼지 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수전 씨는 보수나 진보할 것 없이 누구나 공감하는 생명 존중의 사례로 전 세계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물론 세계 도처에서 수전 씨를 위한 지원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벌써 40만 달러를 넘어선 성금 중에는 폭탄 테러가 난무하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온 것도 있다.

장래의 딸에게 ‘세실리아’라는 이름을 지어 준 수전 씨의 남편 제이슨 토레스 씨는 최근 침상에 누워 있는 아내의 배를 만지다가 처음으로 아이의 태동을 느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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