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성, 항공사에 "일본해로만 표기하라"

  • 입력 2005년 1월 21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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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이 세계 각국 항공사에 "일본해 대신 동해로 표기해줄 것을 요청한 한국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라"는 요지의 공문을 최근 보낸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일본 외무성은 또 항공기 내 책자와 비행항로 안내 화면에 '일본해(Sea of Japan)'만을 표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8월 한국의 건설교통부가 '동해(East Sea)' 표기를 요구하는 공문을 각국의 항공사에 보낸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은 각국 항공사에 보낸 공문에서 "일본해 표기를 동해로 수정해달라는 한국 건설교통부의 공문을 받으면 일본 정부의 입장에 유의해 대처해 주기 바란다"며 "앞으로도 해당 해역 명칭은 '일본해' 1개만 사용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공문에는 일본해 명칭만 사용해야 하는 근거로 △2000년에 세계 60개국 392장의 대표 지도를 조사한 결과 97% 이상이 '일본해'로 표기했고 △지난해 8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일본해'를 단일 호칭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점을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은 이 공문을 미국의 델타와 노스웨스트를 비롯, 에어프랑스, 중국동방항공, 에어캐나다,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에어인디아 등 일본을 취항하는 34개 항공사에 발송했다. 한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도 이 공문이 발송됐다.

건교부는 지난해 8월 △일제 강점 이전에는 동해 표기가 우세했고 △일본해 표기에 대해 한국 국민의 반발이 강하다는 점을 이유로 한국취항 항공사들에게 동해로 표기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www.prkorea.com)는 "일본 외무성의 주장대로 2000년에는 97% 이상 지도에 일본해 명칭만 기재됐지만 요즘은 병기가 늘고 있다"며 "지난달 26일 세계 항공기 조종사들이 운항에 참고하는 항공 지도제작사인 미국의 젭슨사(社)도 일본해 대신 동해로 표기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지명과 관련해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로 알려진 유엔지명전문가회의(UNGEGN)의 나프텔리 캐드먼 위원장은 지난해 "한국해와 일본해 병행 표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4월에 열린 제22차 유엔지명전문가회의는 "한국해 표기 문제에 대해 양자 및 다자간 해결책 마련을 권고한다"며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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