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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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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후 주석이 이끄는 제4세대 지도부와 장 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간의 권력투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권력투쟁설=타임 최신호가 보도한 상하이 문회보의 사진 수정 사건은 권력투쟁 쪽에 무게를 실어준다.
권력서열에 따라 사진을 배열하는 사회주의 언론 속성상 상하이 공산당 기관지인 문회보가 장 주석의 모습을 삭제한 사진을 게재한 것은 당 내부지침이 없는 한 상상하기 어렵다. 이 사진은 관영통신인 신화통신이 배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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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주석이 장 주석에게서 당 총서기직을 물려받은 2002년 11월 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때 베이징의 언론들은 당 선전부의 지침을 4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결국 사진을 나란히 게재한 바 있다.
공산당이 발행하는 한 신문의 고위간부도 “문제의 사진에 당황할 사람은 장쩌민뿐”이라며 “누군가는 그가 사라지기를 공개적으로 원하고 있다”고 말해 권력투쟁설을 뒷받침했다.
후 주석이 최근 ‘홀로서기’ 행보를 강화했으며 그에게 호의적인 공산당 원로들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후 주석은 지난 달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덩샤오핑(鄧小平)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대만 독립을 분쇄할 결심을 할 수 있다”는 무력동원과 관련한 중대 발언을 함으로써 군통수권을 가진 장 주석에게 도전했다는 시각이다.
두 지도자는 최근 대만 및 홍콩 문제, 대미(對美)관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었으며 경기과열을 잡기 위한 거시경제정책을 둘러싸고도 이견을 보여 왔다.
또 은퇴한 쑹핑(宋平) 차오스(喬石)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완리(萬里) 전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격) 상무위원장 등 친(親)후진타오 성향의 원로들이 ‘최고지도부의 연경화(年輕化)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장 주석의 퇴진 압력을 강화해 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퇴진 압력에 대한 반격설=뉴욕타임스는 장 주석의 사의 표명 발언을 전하면서도 그가 진정으로 퇴진 의사가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장 주석이 자신의 사퇴 압력에 대응해 의도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 계속 유임 혹은 다른 중책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것으로 계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당 제16기 3중전회를 앞두고 당 원로들이 그의 퇴진 압력을 가했을 때 군부와 상하이방의 유력 인사들이 “당면한 국제정세가 복잡하고 중국의 국방과 군대 건설 임무가 중요하다”며 그의 중앙군사위 유임을 강력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주석이 퇴진하더라도 자신의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가 “국정 경험이 풍부한 원로가 새 지도부를 측면 지원함으로써 중동과 한반도 등 유동적 국제정세와 국내 불안요소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 또는 ‘고문회의’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주석이 상하이방의 일원이자 심복인 쩡칭훙(曾慶紅) 국가 부주석에게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물려줌으로써 후 주석을 견제하려는 고육책으로 사임 발언을 내놓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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