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이데마 “나는 美정부 공인 현상금 사냥꾼”

  • 입력 2004년 7월 22일 19시 04분


“나는 미국을 위해 일했으며 국방부의 지원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설 감옥을 운영하며 수감자를 고문한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현상금 사냥꾼’이 미 정부로부터 활동을 용인받았다고 실토했다.

22일 영국 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달 초 부하들과 함께 붙잡힌 조너선 이데마(48·사진)라는 미국인은 재판에서 미 국방부의 지원 아래 ‘사설’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들의 활동이 국방부의 비밀작전의 일환이었다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실 및 다른 고위관료들과 정기적으로 전화, 팩스, e메일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그는 미 정부 및 군과 관계없는 인물”이라며 관계를 부인했다.

미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그는 이달 초 카불에서 총격전 끝에 2명의 미국인 부하와 함께 체포됐다.

그가 운영하던 사설 감옥에서는 8명의 아프간 포로가 거꾸로 매달린 채 발견됐다. 이데마씨는 이들이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관련이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2500만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이 걸린 빈 라덴을 쫓는 ‘현상금 사냥꾼’인 이데마씨는 카불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 2001∼2002년 외국 기자들의 아프간 취재를 도왔으며 CBS와 폭스 뉴스에 ‘알 카에다의 훈련 캠프’라는 비디오테이프를 팔기도 했다.

그의 활동은 로빈 무어의 베스트셀러 ‘빈 라덴 사냥(The Hunt For Bin Laden)’에 소개됐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 ‘피스메이커’에 무단으로 도용됐다며 영화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기 혐의로 3년간 복역한 전력도 있다.

이 때문에 주위에서는 그가 진짜 ‘정부 요원’인지, 단순한 용병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한다. 그와 부하들은 혐의가 인정되면 15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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