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GPR 첫 기동전 테스트…최대규모 해상 군사훈련

  • 입력 2004년 6월 11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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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전 세계 해양에서 동시에 실시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모함 연합훈련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를 해군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주둔 미군을 분쟁지역에 신속히 투입하기 위해서는 항모의 기동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걸프전과 이라크전쟁에서 보듯 개전 초기 항모 탑재기와 미사일 공격을 통해 적의 반격능력을 마비시키는 것이 전쟁을 조기에 종결짓는 주요 요소라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되는 항모=약 3개월간 실시될 훈련에 동원되는 7척의 항모 가운데 대서양 함대에서는 미 버지니아주 노퍽을 모항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조지 워싱턴, 해리 S 트루먼함과 플로리다주 메이포트의 존 F 케네디함 등 4척이 참여한다. 태평양함대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로널드 레이건, 존 C 스테니스함과 일본 요코스카(橫須賀)항의 키티호크함이 훈련 해역으로 이동 중이다.

미국은 12척의 항모를 평소 4척은 작전해역 배치, 4척은 훈련, 4척은 정비 등 3교대로 운용해 온 만큼 한번에 7척의 항모를 동원한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훈련은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페르시아만, 지중해, 홍해 등 전 세계 해역에서 수상전투, 잠수함 및 대(對)잠수함, 해공군 연합작전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새 작전개념 적용=분쟁지역에 10일 내 투입돼 30일 내 적을 격퇴하고 다시 30일 내 전투준비를 한다는 ‘10-30-30’ 작전 개념은 향후 전쟁이 대규모 전면전보다는 국지적 또는 대테러전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개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미군을 분쟁지역에 투입해 화력을 집중시켜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항모의 기동성을 높여야 한다.

미 해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새 작전개념에 따라 분쟁지역에 대한 미군의 신속 투입 능력을 높이는 한편 적과 테러분자들이 항모 이동에 대한 사전 예측을 못하도록 하는 데 중점이 두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민감한 반응=이번 훈련에 대해 중국은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항모 훈련은 지리적으로 대만해협을 가운데 두고 중국을 포위하는 형세로 이뤄지며 훈련 내용도 양안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미국은 훈련을 통해 중국 위협론을 다시 부추기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양안전쟁에 대한 컴퓨터 모의전쟁 결과 대만 공군은 물론 일본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의 미 F-15 전투기가 출동하더라도 대만해협의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은 50%에 지나지 않았으며 항모 1척이 출동해도 성공률이 80%에 불과했다”며 “양안전쟁에서 미군이 승리하려면 최소한 3척 이상의 항모가 동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항모훈련에는 대만 군 관계자가 참관할 것으로 알려져 중국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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