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후세인 재판?

  • 입력 2004년 6월 6일 15시 00분


미국이 이라크 임시정부에 모든 권한을 넘기기로 약속한데 따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재판이 이라크인들의 손으로 치러질 전망이지만 조만간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결의안과 관련해 자문하기 위해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중인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4일 "그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며 결국은 그렇게 될 것"이라면서도 "조만간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의 포로학대 사건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임시정부는 정권 이양 이후에도 미국이 포로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미국측 요청을 들어주게 될 것이라고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새 정부가 재소자들을 모두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민간인 교도소와 미군 교도소는 '별개의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작년 12월 미군에 붙잡힌 후세인 전 대통령을 심판할 재판소를 설치하고 아흐메드 찰라비 이라크 국민회의 의장의 조카인 살렘 찰라비를 책임자로 임명했으며 판사와 검사까지 선임하도록 했으나 임시정부가 들어서면 재판소 조직이 완전 개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바리 장관은 또 "후세인 전 대통령과 쿠르드족에 화학무기 공격을 가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케미칼 알리' 알리 하산 마지드 등 후세인 정권의 고위간부들에 대해 우리가 재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미국에 진정으로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들에 대한 재판을 일찍 시작했더라면 이라크를 불안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폭력사태가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본부=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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