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연정불안" 소냐간디 총리취임 연기

  • 입력 2004년 5월 19일 0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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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끝낸 인도의 정정이 혼미해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한 국민회의당 소냐 간디 당수에 대해 17일 11개 정당 연합체이자 이전 집권 연정인 전국민주연합(NDA)이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18일 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은 간디 당수의 총리 지명을 유보했다.

이에 따라 19일로 예정된 총리 취임식은 일단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인도 지도력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일제히 전하고 있다.

▽‘지도력 위기’=18일 간디 당수를 만난 칼람 대통령은 유력한 총리 후보인 간디 당수에 대한 총리 추진 절차를 연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간디 당수는 내각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칼람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내각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는지 알아본 뒤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간디 당수는 “가급적 조속한 시일 안에 총리에 취임할 것”이라고 밝히고 19일 다시 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칼람 대통령과 간디 당수 모두 총리 지명이 왜 유보됐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칼람 대통령은 좌파 위주로 구성될 연정이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겠느냐는 항간의 의구심을 불식시킬 만한 확실한 언질을 간디 당수로부터 듣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차지한 제1당 당수는 대통령과의 면담 후 총리 지명을 받는 것이 관례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회의당과 연정을 구성하게 될 공산당의 솜나스 차테르지 국회의원 당선자는 “간디 당수 자녀들이 신변안전을 이유로 그의 총리 취임에 반대한다는 설이 있다”며 “이에 따라 간디 당수가 망설인다는 소문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회의당측은 18일 “사실무근의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계속되는 보이콧 움직임=총선 이후 인도의 주식 폭락 등 경제 불안은 간디 당수의 국민회의당과 연립 내각을 구성하게 될 좌파 정당들이 영향력을 행사해 인도의 경제개혁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촉발된 것이다.

간디 당수가 이끄는 국민회의당과 제휴한 진보 정당들은 이번 총선에서 이전 연립정부가 달성한 고도 경제 성장에서 소외된 빈곤층을 위한 선거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간디 당수는 개혁정책을 계속 펴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나, 투자가들은 좌파 정당들이 공기업 민영화 등을 반대하고 있는 점이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총선에서 패한 NDA는 또 간디 당수가 외국(이탈리아) 태생 인사라는 이유로 그의 총리 취임식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DA 일부 의원들은 아예 간디 총리 취임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진통이 예상된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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