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제변환 주제 국제학술회의 열려

  • 입력 2004년 4월 15일 18시 33분


1991년 12월 소비에트 체제 붕괴 이후 자본주의 체제로 변화해가고 있는 러시아를 조명하는 대규모 국제학술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러시아체제전환연구단(단장 하용출 외교학과 교수)은 19∼2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마로니에홀에서 ‘러시아의 체제전환 10년:변혁기의 국가, 시장, 사회’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미리 제출한 논문에서 박수헌 경희대 교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통합러시아’당이 지난해 12월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함에 따라 좌우 세력이 두루 포진했던 과거 러시아 정치의 다원성이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이먼 클라크 영국 워릭대 교수는 러시아 경제체제에 시장지향적 개인주의와 전통적인 생산지향적 집단주의가 뒤섞여 있지만 많은 산업체를 인수한 지주회사의 등장으로 자본주의 초기 단계의 자본축적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블라디미르 겔만 러시아 유럽대 교수는 소비에트 체제 해체 후 급속하게 진행된 지방분권화가 지방정부에 의료보험과 교육 및 사회간접시설 확충 등을 떠맡겨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이 늘어났다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중앙정부가 지방세 규모를 제한함으로써 중앙에 대한 지방의 종속성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올가 리포브스카야 페테르부르크 젠더문제센터 소장은 ‘사회주의적 양성의 동등성’을 보장받던 러시아 여성이 체제전환기를 겪으며 열악하고 위축된 처지에 놓이게 된 현실을 비판한다. 이 같은 현실은 전통적 여성상으로의 회귀를 바라는 사회적 흐름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밖에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 고재남 한국슬라브학회 회장, 스티븐 핸슨 미국 워싱턴대 교수, 다바타 신이치로 일본 홋카이도대 슬라브연구센터 소장 등 각국의 러시아 전문가들이 참석해 토론을 펼친다. 02-880-6310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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