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성집단 사장,“상하이 사업여건 홍콩의 90%수준”

  • 입력 2004년 3월 2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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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 부호 예마오칭 사장. 33세에 불과하지만 떠오르는 중국 부동산 기업가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19일 오후 상하이 연안서로 중성금융센터 빌딩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때는 캐주얼 복장을 즐겨 입는다”고 말했다. 상하이=조인직기자
중국의 부동산 부호 예마오칭 사장. 33세에 불과하지만 떠오르는 중국 부동산 기업가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19일 오후 상하이 연안서로 중성금융센터 빌딩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때는 캐주얼 복장을 즐겨 입는다”고 말했다. 상하이=조인직기자
중국에서 ‘상하이 부동산 대왕’이라 불리는 중성집단(仲盛集團)의 예리페이(葉立培ㆍ59) 총재(회장). 그의 외아들이자 2세 경영인인 예마오칭(葉茂菁·33) 총경리(사장)를 19일 상하이 연안서로(延安西路)에 있는 중성금융센터 빌딩 집무실에서 만났다.

예 사장은 이 자리에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적어도 2010년까지 상하이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를 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왕(希望), 푸화(富華)그룹 등과 함께 중국 최대 부동산회사의 하나로 꼽히는 중성집단은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외자(外資) 부동산업체로 꼽힌다. 중성집단의 기업 등록번호는 0001.

운수업을 하던 예리페이 회장은 1982년 중국 국적을 버리고 호주로 이민을 가 섬유사업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뒤 89년 중국에 역진출했다. 그는 2002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중국의 100대 부호 가운데 재산 5억4000만달러로 6위에 랭크된 바 있다. 그 후 보유 부동산들의 가격이 급격히 올라 지금은 재산이 몇 배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예 사장은 호주 본드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93년 상하이로 다시 건너와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돌입했다. 이후 현재까지 대단위 신도시와 택지개발, 쇼핑단지 조성, 초고층 빌딩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디어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2년 전 영화 ‘소림축구’의 여주인공인 자오웨이(趙薇)와의 스캔들로 이래저래 중국 전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상하이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주택시장이 경기 측정의 바로미터다. 지난해 1m²당 1만2000위안(약 180만원, 평당 약 600만원)씩 하던 중심가의 비싼 집들이 이제 1만4000위안을 주고도 사기 힘들어졌다. 내년엔 1만6000위안 이상을 이야기한다. 물론 일시적 공급 증가로 인해 오르내림은 있겠지만 큰 방향은 계속 상승으로 보고 있다.

도쿄, 서울도 올림픽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이 ‘쾌속선’을 타지 않았나. 중국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가 있다. 전 세계 화교 자본들이 끊임없이 상하이를 공략하는 게 현실이다. 중성집단의 수익률? 한 자릿수가 아니란 것은 확실하다(웃음). 경기가 안 좋았던 93∼97년을 포함해 10년 동안의 프로젝트 중 한번도 손해 본 것이 없었다. 개발업자들에게 이곳은 아직 꿈의 땅이다.”

―중국 언론에서 ‘상하이 부동산 대왕’이라 불린다는데….

“빈 땅에 새로 짓는 게 많아 개발업자들은 모두 ‘대왕’이다(웃음). 상하이 서구에 위치한 외국인 주거단지 ‘밍두청(名都城)’은 현재 50여만평의 땅에 2기까지 6000여 가구를 분양했고 근처엔 아시아 최대 규모인 10만평 쇼핑타운 단지를 건립 중이다. ‘애플가든’ ‘서교화원빌라’ ‘팔괘령소구’ 등 수천가구의 아파트, 빌라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신개발구 푸둥(浦東)의 금융가에 46층짜리 상하이은행빌딩(上海銀行大厦) 본사 건물을 올해 준공한다. 30만평 규모의 신주앙(山庄) 신도시 개발과 위성도시 역사개발, 선전(深(수,천))일대와 베이징 중심상업지구(CBD)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업체들은 여전히 중국 부동산 투자에 위험이 많다고 보고 있다.

“우리도 한국 업체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봤다. 우림건설 등 몇몇 기업과는 향후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한국업체들은 ‘부동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중국 국영업체나 정부, 공무원들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중요시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개발의 맥을 짚고, 순발력 있는 판단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집단과 파트너십을 잘 맺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상하이의 경우 일반적인 사업여건은 홍콩의 90%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부정기적인 세무조사가 문제이긴 하다.”

―‘한류(韓流)사업’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사교클럽에서 만난 한국인 영화제작자 이태형(李泰珩·38)씨를 2년 전 자회사인 미디어프로덕션에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하며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한류’는 대만 홍콩 등 대륙 남방쪽에서 많이 불었는데 상하이, 베이징을 통과해야 진짜 ‘대륙풍’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최지우씨를 캐스팅한 드라마 ‘101번째 프로포즈’는 제작이 끝났고, 한국의 공중파 방송 및 일본의 후지TV와 판권 교섭 중이다. 차인표씨를 캐스팅한 ‘사대명포’도 호평을 받고 있다.

5월에는 상하이 난징루에 ‘코리아타운’ 빌딩을 세워 한국전문상점들이 들어서고, 한국인 유명 성형외과 의사 5명이 상주하는 ‘한성피부미용정형외과’도 문을 연다. 수술과 상담에 ‘정확한 통역’이 필요한 만큼 수준 높은 조선족 간호사를 구하는 게 관건이다.”

상하이=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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