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적자 4894억달러…사상 최대

  • 입력 2004년 2월 15일 16시 22분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가 2002년에 비해 17.1% 늘어난 4894억 달러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무역적자 비율도 전년의 4.0%에서 4.5%로 확대됐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가 회복되면서 석유제품, 자동차, 의류, TV 등 수입이 급증해 총 수입액은 전년에 비해 8.3% 늘어난 1조5079억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수출은 4.6% 증가하는 데 그쳐 1조186억 달러였다.

국가별로는 대 중국 무역적자가 전년보다 20.3% 증가한 1240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뉴욕 타임스는 "대 중국 수입이 수출의 5.7배나 됐다"면서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같은 무역적자가 빚어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했다.

반면 대 일본 무역적자는 5.7% 줄어든 660억 달러로 98년의 640억 달러 적자 이래 가장 적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적자는 14.8% 증가한 943억 달러.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급증하는 무역적자로 미국은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신뢰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달러화 가치 급락은 세계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IMF는 세계금리 상승, 국제투자 위축, 세계경제 성장 둔화 등의 후유증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달러화 약세 이후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자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낙관론을 펴고 있다. 미 제조업자협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휴더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데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수출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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