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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30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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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500만 이라크 인구 중 69%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다수파인 시아파의 최고 성직자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가 주권이양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스타니씨는 이라크의 18개주 대표들로 구성된 과도의회 선출 방식과 관련해 “(합의된 주권이양 계획은) 이라크 국민을 진정으로 대표할 의회를 구성할 수 없는 만큼 직접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주권이양 계획에 따르면 과도의회는 이라크 내 모든 사회집단과 종족 대표를 망라하며 각 주에 연합군 임시기구가 감독하는 조직위원회를 구성, 조직위가 의원을 간접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과도의회는 과도정부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미 행정부와 과도통치위는 직접선거는 선거명부가 작성돼 있지 않고 선거법도 없어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7월 주권이양이 어려워지고 선거 과정에서 폭력사태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추종세력 등에 의한 조작 가능성을 우려해 직접선거에 반대해 왔다.
시스타니씨는 또 과도통치위원회가 새로운 헌법 제정 때까지 적용할 기본법을 제정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서도 이라크 국민의 대표들에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스타니씨가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그의 절대적인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주권이양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운 만큼 군정당국과 과도통치위원회가 계획을 수정할지도 모른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군정당국이 지금까지 거부해 온 (임시정부 구성) 이전에 선거를 실시하는 것을 포함한 주권이양 계획의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군정당국의 고위 관리가 익명을 조건으로 밝혔다고 보도해 주목된다.
이 관리는 “시스타니씨가 반대할 경우 우리는 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폴 브리머 미군정 최고행정관 등이 시아파를 대표하는 사람들과 시스타니씨 및 추종자들을 대표하는 사람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이번 일을 어떻게 진행시킬지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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