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21일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 전격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내가 공약한 국내총생산(GDP) 2배 증가와 빈곤 퇴치, 군 현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이) 반드시 원내 다수당이 돼야 한다”고 독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회장을 메운 당원들을 향해 “당신들에게 투표하겠다”며 사실상 지지 의사까지 밝혔다.
헌법상 대통령이 당적을 가질 수 없는 러시아에서 대통령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푸틴 대통령의 총선 개입이 위헌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선거관리위원회도 푸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에 들어갔다.
통합러시아당은 총선을 앞두고 친여 세력을 총동원해 만든 통합 신당으로 푸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보리스 그리즐로프 내무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다. 크렘린이 막후에서 창당 작업을 주도한 ‘푸틴 당(黨)’이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은 표면상으로는 중립적 입장을 지켜왔다. 정치 관측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총선과 내년 대선 이후 강력한 개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회 장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무리를 하더라도 총선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통합러시아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공산당과 박빙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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