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이라크파병 ‘진퇴양난’

  • 입력 2003년 9월 1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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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이라크 파병 문제로 고민 중이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1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일이 자위대원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커다란 ‘압박’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3일 도쿄신문은 부시 대통령의 방일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는 원군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자위대 파병과 자금 지원을 요구하는 압박 카드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자위대원 파견 규모는 1000여명, 지원자금 규모는 이라크 재건비용 200억달러의 10%선인 2000억엔(약 2조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달 20∼2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지도자 포럼에 참석하기 직전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 방일에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부시 노선을 걸어온 고이즈미 총리는 이미 이라크 파병을 선언했으며 특별보좌관 등 조사단을 이라크에 파견해놓고 있다.

일본 의회는 7월 파병 관련 법을 승인했으며 이르면 11월경 1000명의 자위대 병력이 이라크에 파견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라크 내 테러가 잇따르면서 파병 반대여론이 거세지자 다케우치 유키오(竹內行夫) 외무성 사무차관은 5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파병 시기가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측은 “(이라크 지원은) 차 마시는 모임에 출석하는 게 아니다”며 우왕좌왕하는 일본 정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은 동맹국인 일본 방문을 통해 이라크 파병과 재정적 지원에 대한 다짐을 받아내려 한다는 것이 일본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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