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져버린 美軍

  • 입력 2003년 8월 26일 23시 34분


코멘트
미국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라크에서 26일 오전(현지시간) 미군 1명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 공격으로 숨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5월 1일 사실상의 종전을 선언한 뒤 숨진 미군 수가 전쟁 중 희생된 미군 수를 넘어섰다.

이에 앞서 25일엔 또 다른 미군 1명이 총상으로 숨져 전쟁 중 숨진 미군 수와 전쟁 후 미군 희생자 수가 같아졌다. 이는 인명손실이란 측면만을 볼 때 평화유지 비용이 승전비용을 넘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AP AFP 등 외신은 26일 미 3사단 지원대 소속 병사 3명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개량형 사제폭탄 공격을 받은 직후 야전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그중 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종전 선언 후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군은 139명을 기록, 이라크전쟁 중 사망자 138명을 넘어섰다.

전날엔 미 제130공병여단 소속 병사 1명이 자살이나 사고를 의미하는 ‘비적대 행위’로 총상을 입고 숨져 5월 1일 이후 139번째 희생자로 기록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군 희생자 통계를 인용해 종전 선언 뒤 발생한 139명의 희생자 가운데 전투 중 숨진 ‘적대행위’ 희생자가 63명, 차량 전복이나 익사 등 ‘비전투 활동’ 희생자가 76명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5월 1일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 종전을 선언한 뒤 대(對)게릴라 전투 중 사망자가 이틀에 한 명꼴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종전 뒤 사망자가 전쟁 중 수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이어 미군 희생자 증가를 포함해 평화유지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부시 행정부는 전쟁기간보다 더욱 심각한 정치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