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경제충격 이라크전보다 크다"

  • 입력 2003년 4월 4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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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때문에 아시아 지역 여행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이 지역 항공사들은 비행기 운항을 대폭 줄이고 있다. 또 사스 피해가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경제충격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3월중 항공여행객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영국항공이 11.4$, KLM 로열더치항공이 3.0% 감소했는데 항공사 관계자들은 "이라크 전쟁보다 사스에 따른 타격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컨티넨털항공의 경우는 3월 국제선 승객이 9.3% 줄었는데 그중 태평양 지역 여행객은 이보다 훨씬 많은 21.9% 감소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 한주동안 65편의 비행기 운항을 줄인데 이어 이번주에 다시 60편을 추가로 줄였다. 홍콩 공항관리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여행 자제령이 발동된 첫날인 3일 첵랍콕 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여객기 가운데 21%인 98편이 결항하는 등 사흘간 모두 230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1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가 직원들의 아시아 도시 출장을 금지했다. 또 일본 주요여행사들은 홍콩과 중국 여행을 2주간 연기했으며 그중 JTB는 4,5월 여행 신청이 35∼40% 줄어든 가운데 3월말부터 홍콩 여행 취소건수가 4300건에 이르고 있다.

항공사 노조는 아시아 지역을 운항하는 항공기 승무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회사측에 요구하고 있으며 항공사들은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아시아국가에는 이라크 전쟁보다 경제충격이 더 크다"면서 나라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4∼1.5%포인트 낮췄다. 뉴욕의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5%로 낮췄다. 이 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근거로 한 것이며 아직 그 파장을 예상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덧붙였다. 관광수입이 많은 말레이시아의 경우 1.1%포인트 낮춰졌다.

골드만 삭스는 사스의 충격이 계속된다면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매 분기 0.7%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모건 스탠리가 7.0%에서 6.5%로 낮췄고 페레그린증권은 종전 전망치 7.4%를 유지하되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 경우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싱가포르는 성장률이 1.5∼1.9%포인트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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