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코노미스트 "反戰선봉 프랑스 외톨이 될라"

  • 입력 2003년 3월 4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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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모두에게 손해다.’

대(對)이라크 개전을 앞둔 미국이 외교적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다. 개전을 반대하며 유엔 무기사찰단에 사찰 기간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프랑스의 입장이 옳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막판에 도달한 이라크 사태가 어느 누구도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쪽으로 갈 수도 있으며, 특히 프랑스의 경우 가장 손실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요약.

이라크에 대한 군사 행동을 허용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표결을 앞두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을 부결시키더라도 군사행동을 강행할 것”임을 밝혔다.

프랑스는 사찰 연장을 주장하면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인가. 걸프전 이후 지난 12년간 무기 은닉지 공개를 이런저런 이유로 지연시켜온 이라크가 이번에도 공개할 마음이 사실상 없다면 아무리 많은 사찰단을 투입하더라도 어떻게 은닉지들을 찾아낼 수 있겠는가. 사찰단이 은닉지를 하나 하나 발견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과연 전부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 것인가.

프랑스는 전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 온 것은 아니다. 만일 이라크에 대한 전쟁이 시작돼 프랑스가 참전국가로서 뛰어들어야만 한다면 유럽 군사대국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의 지도자로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 변화를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 것인가.

만일 이라크전쟁이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난다면 시라크 대통령은 이전의 자기 입장을 변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민주화라는 부시 대통령의 목적에 반이라도 부합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프랑스는 역사의 전환기에 동참하지 않은 셈이 될 것이다. 또한 안보리의 영향력과 위상에도 흠을 내버린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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