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盧측 요청에 따라 한미관계 재조정"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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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19일 “미국은 ‘한미관계의 균형 재조정(rebalance)문제를 논의하자’는 한국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논의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노 당선자의 정권 인수팀 관계자들이 (3일 면담에서) ‘어떻게 한미관계를 정리하고 균형을 재조정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요청했으며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대규모 병력을 두는 것은 실제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며 “그것은 워싱턴이나 시카고 뉴욕에 대규모 병력을 갖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해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적극적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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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도 20일 한미연합사의 지휘체계와 재배치, 한미 상호방위조약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러포트 사령관은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 미 헤리티지 재단, 한미교류협회가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한반도에서의 도전과 한미 동반자 관계’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올해는 한미동맹이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국 군대의 임무, 지휘 관계, 전력 구조를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한미 동맹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러포트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전시작전권의 한국 이양 문제도 검토 대상에 올릴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럼즈펠드 장관과 수개월간 주한미군 재배치 방안을 논의해 온 그는 “53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그 핵심이 연합방위 공동노력, 유엔의 평화노력 준수, 무력도발 억제, 대한민국과 그 주변의 미군 배치가 핵심”이라며 “한미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을 연구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조약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그는 “앞으로 양국은 변화된 세계 안보전략에 따라 새 작전개념을 발전시킬 것이고 이는 양국군의 향상된 능력과 진보된 군사기술, 다른 전구(戰區)에서의 작전 교훈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의 이익이 동일할 순 없지만 조화시킬 순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말 양국 국방장관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동맹의 미래연구를 위한 협의체를 발족해 공동연구에 들어간 만큼 앞으로 동등한 동맹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당선자는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 주둔을 원치 않는 것으로 오해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은 6·25전쟁 당시 나라를 지켜 준 미국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한미관계가 기존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성숙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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