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노 당선자의 정권 인수팀 관계자들이 (3일 면담에서) ‘어떻게 한미관계를 정리하고 균형을 재조정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요청했으며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대규모 병력을 두는 것은 실제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며 “그것은 워싱턴이나 시카고 뉴욕에 대규모 병력을 갖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해 용산 미군기지 이전에 적극적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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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방위조약 개정 기정사실화 |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도 20일 한미연합사의 지휘체계와 재배치, 한미 상호방위조약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러포트 사령관은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 미 헤리티지 재단, 한미교류협회가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한반도에서의 도전과 한미 동반자 관계’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 올해는 한미동맹이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국 군대의 임무, 지휘 관계, 전력 구조를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한미 동맹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러포트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전시작전권의 한국 이양 문제도 검토 대상에 올릴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럼즈펠드 장관과 수개월간 주한미군 재배치 방안을 논의해 온 그는 “53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그 핵심이 연합방위 공동노력, 유엔의 평화노력 준수, 무력도발 억제, 대한민국과 그 주변의 미군 배치가 핵심”이라며 “한미 양국은 상호방위조약을 연구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조약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그는 “앞으로 양국은 변화된 세계 안보전략에 따라 새 작전개념을 발전시킬 것이고 이는 양국군의 향상된 능력과 진보된 군사기술, 다른 전구(戰區)에서의 작전 교훈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의 이익이 동일할 순 없지만 조화시킬 순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말 양국 국방장관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동맹의 미래연구를 위한 협의체를 발족해 공동연구에 들어간 만큼 앞으로 동등한 동맹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당선자는 이날 세미나에서 “우리 국민이 주한미군 주둔을 원치 않는 것으로 오해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 국민은 6·25전쟁 당시 나라를 지켜 준 미국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한미관계가 기존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성숙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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