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은…" 2題]美의원 "저개발국서 선행" 등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50분


▼美의원 "저개발국서 선행"▼

미국 상원의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패티 머레이 의원이 최근 오사마 빈 라덴이 저개발국에서 선행을 펴왔다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머레이 의원은 19일 자신의 지역구인 워싱턴주 컬럼비아리버고교의 수업에 명예 교사로 참석해 “빈 라덴이 가난한 나라에서 인기있는 것은 학교, 도로, 탁아소, 의료시설 등 기반시설을 짓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머레이 의원의 발언은 지역신문 컬럼비아 19일자에 보도된 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미 전역에 전파됐는데 공화당 인사들은 미국민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범을 미화한 망언이라며 집중 포화를 퍼붓기 시작했다. 머레이 의원측은 이에 대해 우익 언론과 보수 논객들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해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빈 라덴과 알 카에다에 대한 저서를 쓴 마이클 스웨트넘은 98년 이후 빈 라덴이 아프간에서 학교, 도로, 전사자 유족 주택 등을 건설하는 활동을 벌인 것은 사실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밴쿠버(미 워싱턴주)AP연합

▼산타 묘사 연극 英서 개봉▼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산타클로스로 묘사한 1인극이 최근 런던의 한 소극장에서 개봉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CNN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생사불문 공개수배(Wanted, Dead or Alive)’라는 제목의 이 1인극에서 빈 라덴은 플로리다의 한 쇼핑몰에 산타클로스 배역으로 취직해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면서 다음과 같은 독백를 한다.

“군수산업체들은 지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면서 과거에는 공산주의와의 전쟁을 구실로 삼더니 이제는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빈 라덴과 산타클로스의 공통점은 수염을 기르고 동굴에 살고 있으며 신화적인 명성을 얻었고, 생사를 둘러싼 논쟁이 제기된다는 것이라고 연극의 홍보책자는 적고 있다. 이 연극은 개봉 첫날부터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불러모으면서 제작자에 대한 살해 위협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연극의 작가이자 배우인 앤드루 달마이어는 “빈 라덴을 찬양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그토록 증오심에 가득찰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연극의 취지를 설명했다.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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