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전쟁보단 무기사찰을"

  • 입력 2002년 9월 18일 15시 06분


유엔이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을 둘러싸고 미국과 다른 나라 간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7일 "우리는 전에도 이런 게임을 봐왔다"면서 "이라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른 시일내에 사찰단 귀환 문제를 해결지어야 한다"며 "더이상 새 결의안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아랍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이라크의 결정은 유엔과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업적"이라고 평가했으며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이라크의 결정은 국제사회가 진정 보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환영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것은 시작이며 우리는 통일된 목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의 사담 후세인 정권 전복을 위한 군사력 동원이 아닌 이라크의 무기사찰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다수는 이른 시일내에, 가급적 18일중 한스 블릭스 유엔무기사찰단장과 회의를 갖고 사찰재개를 협의하기로 결정한 반면 영국 콜롬비아의 지지를 받고있는 미국은 먼저 새 결의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했다.

블릭스 단장은 이날 이라크측 대표단과 회담을 가졌으며 회담뒤 사찰단 관계자는 "사찰 최종준비 회담을 30일경 오스트리아 빈에서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가 미국의 예상을 깨고 무기사찰단의 무조건 수용 의사를 밝힌데는 아랍연맹 아므르 무사 사무총장의 설득이 주효했다고 아난 사무총장이 밝혔다. 무사 사무총장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라크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밝힌 직후 이라크측과 직접 접촉하면서 전쟁 방지를 위해 무기사찰을 수용할 것을 설득했다는 것.

올해 66세인 무사 사무총장은 10년간 이집트 외무장관을 지내면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강도높게 비판해 아랍권의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아랍연맹을 이끌고 있다. 1945년 결성돼 현재 중동 아프리카의 아랍권 22개 국가가 가입해있는 아랍연맹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등 현안에 따라 관계가 어긋나기도 하지만 최근 국제무대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등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유엔본부=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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