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 초전도체원리 한국과학자 첫규명…최형준박사등 개가

  • 입력 2002년 8월 15일 18시 35분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과학자가 ‘미래의 신소재’로 주목받는 고온 초전도체인 이붕산마그네슘(MgB2)의 초전도성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미국 UC버클리대학 최형준(崔炯俊·32·사진) 박사와 스티븐 G 루이 교수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15일자)에서 MgB2가 금속성 초전도체로서는 고온인 39K(-234도)에서 초전도성을 띠는 것은 내부 전자들이 ‘이중 에너지 간격(double energy gap)’이라는 특수한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온 초전도체는 절대온도 0도 이상의 일정 온도에서 열로 인한 에너지의 손실이 없이 전류가 흐르는 성질을 갖는다. 이 때문에 송전선, 초고속 자기부상열차, 고속컴퓨터 등 산업 전반에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신소재다.

MgB2가 초전도성을 띤다는 것은 지난해 초에 밝혀졌다. 특이한 것은 다른 금속성 초전도체에 비해 구조가 아주 단순해 합성하기 쉽다는 점. 그래서 가격도 싸고 전선 형태로 만들기도 쉽다. 과학자들은 MgB2가 39K에서 초전도성을 띠는 원리를 밝혀내면 마찬가지로 구조가 단순한 다른 금속성 초전도체도 잇따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최 박사는 이 물질에 초전도현상을 일으키는 상태인 ‘초전도 에너지 간격’이 15K와 45K 두 온도에 존재하며 이 때문에 39K에서 초전도현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UC데이비스대학 워런 피켓 교수는 “이 연구는 초전도체의 기본 특성인 ‘에너지 간격(energy gap)’의 전체 구조를 최초로 밝힌 것”이라며 “이 연구로 초전도성에 대한 개념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 박사는 2000년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UC버클리대 ‘밀러 리서치 펠로’로 선발돼 박사학위 취득 후 연구과정에 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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