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재미 유성운박사 뇌신경 사멸메카니즘 규명

  • 입력 2002년 7월 12일 18시 21분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가 ‘아폽토시스 유도인자’(AIF)라는 물질이 신경세포의 사멸(死滅)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발견은 뇌중풍 간질 등 뇌질환과 뇌진탕, 당뇨병 등으로 인한 뇌손상을 치료할 수 있는 핵심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 신경의학과 유성운(兪聖雲·34) 박사는 평소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에 머물러 있는 AIF라는 물질이 신경세포가 죽을 때 세포핵으로 자리를 옮겨 활동한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밝혀내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12일자에 발표했다.

유 박사는 임신한 쥐의 태아에서 뇌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다음 특수한 물질로 유전자를 손상시킨 뒤 컨포컬현미경이라는 특수현미경으로 세포 내 변화를 살펴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뇌의 신경세포는 보통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멸 과정을 아는 것이 뇌질환 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AIF는 세포 사멸이 진행될 때 핵심 역할을 하며 AIF는 치매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 박사의 스승인 같은 대학 테드 도슨 교수는 “이번 발견은 과학자들이 신경세포가 어떻게 죽는지 이해하고 각종 뇌질환의 정복을 앞당기는 데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박사는 1999년 서울대 미생물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듬해 부인 김은경 박사와 함께 도미해 존스 홉킨스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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