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통일관(view of reunification)에 동의한다”고 밝힌 것은 대북포용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자유의 신봉자’라는 점을 강조한 대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남북이 2000년 6·15정상회담에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에 대한 공통성을 인정한다’고 합의한 데 대한 간접적인 견제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북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기본적인 인식이 ‘주민을 굶주림 속에 빠뜨리면서 대량살상무기(WMD)를 수출하는 나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북한에 대한 양보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는 얘기다.
통일연구원의 허문영(許文寧) 연구위원은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 발언이 분단지향 또는 전쟁지향적이 아니라 자유수호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통일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