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문서 해독능력 형편없다…OECD국중 최하위수준

  • 입력 2002년 1월 2일 18시 09분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서를 읽고 해독하는 능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이희수(李熙洙) 연구위원은 지난해 8월 16세 이상 65세 미만의 국민 1200여명을 대상으로 국제성인문해조사(IALS)를 실시한 결과 문서문해력 영역에서 908명(75.7%)이 영수증, 열차시간표, 구직원서, 지도, 약 설명서 등의 그림이나 도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최하 수준인 1, 2등급으로 분류됐다고 2일 밝혔다.

IALS는 단순히 문자를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문자 그림 숫자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조사로 산문문해, 문서문해, 수량문해 등 3가지 영역을 측정하며 영역별로 500점 만점으로 계산한다.

점수에 따라 △1, 2 등급(단순 정보만 해독하는 능력) △3등급(복잡한 일상에 대처하는 최소한의 문해능력) △4, 5등급(고도의 정보처리능력) 등 5단계로 분류한다.

OECD와 캐나다 통계청이 회원국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해조사에서 한국은 고도의 정보처리 능력을 가진 4, 5등급에 해당하는 비율은 23개국(스위스는 3개 언어권 별도 실시)의 평균 16.2%에 크게 뒤진 2.4%에 그쳐 칠레(1.5%)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문서문해력’을 5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점수는 237.5점으로 세계 20개국 중 19위를 차지했으며 1위는 스웨덴(305.6점)이었다.

산문, 문서, 수량 등 3개 영역을 평가하는 성인문해력은 학력이 높을수록 세계 수준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졸 이하 학력자의 문해 수준은 중하위권이었지만 대졸 이상 학력자는 △산문문해 19위 △문서문해 23위 △수량문해 21위 등 최하위권이었다.

금전출납 대출이자 계산 등 숫자를 이해하고 계산하는 능력인 ‘수량문해력’은 276.87점으로 세계 12위, 기사나 소설 등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인 ‘산문문해력’은 269.2점으로 체코(269.4점)보다 낮고 영국(266.7점)보다 높은 13위였다.

이 연구위원은 “한글을 단순히 읽고 쓰는 국민은 많지만 숫자 문서 도표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문해능력은 떨어진다”면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해 교육에 국가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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