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탈레반 전복이후 득실계산 분주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38분


북부동맹군 산악거점
북부동맹군 산악거점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권이 ‘반 테러 국제 연대’의 표적이 되면서 운명이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키스탄 이란 중앙아시아국가 등 주변국은 이제 ‘탈레반 이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잡한 아프가니스탄 사정 때문에 내전이 재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부동맹의 한계〓국토의 10% 가량만 지배해온 북부 동맹은 미국 테러 사건 이후 유엔 회원국 자격을 갖고 있다는 정통성을 바탕으로 재집권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 영자지 ‘새벽(Dawn)’의 편집장 지아우딘은 통치력의 한계 때문에 북부동맹이 재집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내 최대 종족인 파쉬툰족과 다수파인 이슬람 수니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북부동맹은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계열의 소수민족과 소수파인 이슬람 시아파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지지기반이 약하다. 계파간 알력도 심하다.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는 전 국왕 자히르 샤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지지기반 강화를 노린 것이다.

▽주변국〓파키스탄은 탈레반 정권 전복후 미국이 손을 빼면 자칫 아프가니스탄에 적대적인 정권이 들어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갈등관계인 인도와 친한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에 맞서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계의 도스툼 장군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권이 구성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그는 북부동맹에 가담하고 있지만 주도 세력과 다소 성향이 다른 ‘친 파키스탄 계열’로 분류된다.

인도 역시 테러 사태 이후 파키스탄을 견제하려는 속셈도 있어 미국이 주도한 탈레반 응징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왔다. 파키스탄과 사이가 좋지 않은 북부동맹을 지원하는데도 적극적이다.

이란은 ‘친 이란, 반 서방, 반 파키스탄 정권’을 기대한다. 아프가니스탄에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서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경유하는 원유 수송로가 생겨나 이란을 비롯한 아랍산 원유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국은 미국 지원을 선언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을 발판으로 이 일대에 군사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의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내전 재발 우려〓아프가니스탄내 이슬람세력은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정권을 돕기 위해 1979년 소련군이 침공하자 한데 뭉쳐 무장투쟁을 벌였다. 1989년 소련군이 철수한 이후 세력을 확장해 1992년 수도 카불 점령이 눈앞에 보이자 종족과 이념, 종파별로 분열되고 말았다. 참혹한 내전 끝에 결국 아프가니스탄내 최대 종족인 파쉬툰족을 기반으로 한 탈레반이 1994년 말 아프가니스탄의 통치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북부동맹의 통치력 한계와 주변국의 엇갈린 이해관계, 아프가니스탄 내부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탈레반 세력이 붕괴될 경우 ‘힘의 공백’ 상태가 생겨나 또다시 극심한 내란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홍권희기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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