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통령 권한대행에 국회의장 유력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6시 03분


페루 국회는 리카르도 마르케스 페루 제2부통령이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임서 제출 후 자진 사퇴함에 따라 21일(현지시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출하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 4월 실시될 예정인 선거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을 인물로 지난주 국회의장에 당선된 야당 소속의 발렌틴 파냐과가 가장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마르케스 부통령은 후지모리 대통령의 사임서 제출 수시간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여러 곳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는 페루의 정국 안정을 보장할 수 없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페루 국회는 대통령 권한대행 선출에 앞선 절차로 우선 후지모리의 사임 수락절차를 거쳐야 한다.

페루 헌법은 만약 대통령과 제1부통령, 제2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지 못하거나 통치 적임자가 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파냐과 의장은 온건개혁주의자로 여당 일각에서도 그를 지지하고 있다.

수주 전 사임한 프란시스코 투델라 제1부통령은 의회가 정국을 이끌고 나갈 인물로 자신을 지지한다면 기꺼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야당은 그가 후지모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 파냐과 의장이 헌법에 따라 권한대행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델라 제1부통령은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 국가정보부장에 대해 후지모리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데 불만을 품고 사임했었다.

한편 지난 15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 후 일본으로 가 3일만에 사임서를 제출하고 계속 일본에 머물고 있는 후지모리에 대해 현지 언론은 그가 무기한 일본 체류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지모리는 일본인 선조의 후손이기 때문에 일본에 귀화신청을 할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외국인의 일본 귀화 신청에는 통상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리마 AP·AFP·d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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