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불치 유전병 예방 맞춤아기 탄생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39분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착상 전 유전자검사를 통해 건강한 수정란을 선택해 임신하는 ‘맞춤아기’가 탄생했다.

프랑스 파리 근교 클라마르의 앙투안 베클레르병원은 15일 프랑스 최초로 착상 전 유전자진단법(PID)을 통해 결함 있는 유전자를 가진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내아기를 출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병원 르네 프리망 산부인과 과장은 “발랑탱이란 이름의 이 신생아는 예정보다 6주 빠른 13일 출생했으나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발랑탱의 부모는 유전병인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이미 두 아이를 잃었으며 세 번째 임신한 태아도 같은 유전자를 갖고있어 중절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PID는 부모가 특정한 불치병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부모로부터 채취한 정자와 난자를 시험관에서 여러 개 수정시킨 뒤 유전자검사를 통해 불치병 유전자가 없는 수정란을 골라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이를 통해 30가지 유전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카고의 유전자연구소는 지난 여름 치명적인 유전병인 팬코니 빈혈증으로 골수이식을 하지 않으면 1년밖에 살지 못하는 6세 난 딸을 둔 내시씨 부부에게 PID를 시술해 건강한 아들을 낳도록 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내시씨 부부는 아들의 골수를 딸에게 이식해 딸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발랑탱의 출산을 계기로 프랑스 의료계는 인간 배아상태에서의 연구검사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 개정을 국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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