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유혈사태 지속… 그바그보 대통령 취임

  • 입력 2000년 10월 27일 09시 06분


코트디부아르의 유혈사태가 지속되고있는 가운데 야당지도자 로랑 그바그보가 26일 새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했다.

코트디부아르 최고법원은 그바그보가 군정 지도자 로베르 구에이 장군을 27%의 득표차로 이기고 당선됐다고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후 그를 새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그바그보 신임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라디오 연설을 통해 과거 군부를 대신할 새 내각을 27일 구성하고 총리를 즉시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내각은 지난해 12월 군부가 집권하기 전 40년 동안 집권했던 민주당과 그바그보의 경쟁자인 전 총리 알라사네 우아타라의 민주공화회의(RDR) 등 일부 정당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그는 말했다.

코트디부아르 인민전선(FPI)을 이끄는 그바그보는 우아타라와 새 내각을 논의하기 위해 초청했었다면서 "나는 모든 사람에게 손을 내밀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정 지도자인 로베르 구에이 장군은 지난 22일 실시된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자라고 주장한 후 그바그보의 지지자들이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 권좌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 출마하지 못했던 우아타라가 새 선거를 실시할 것을 주장, 그바그보의 지지세력과 충돌하면서 정국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양측의 충돌로 26일까지 아비장 등 전국에서 4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기독교도인 그바그보의 지지자들은 이슬람교도인 우아타라의 저택과회교 사원을 습격하기도 했다.

소요 사태가 계속되자 코트디부아르는 계엄령을 28일까지 연장하고 보안군을 전국에 배치할 것이라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선언했다.

아프리카단결기구(OAU)는 코트디부아르가 대혼란 속에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투명한 절차를 통한 새 선거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과거 식민종주국이었던 프랑스는 그바그보를 새로운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다.

미국 국부무 필립 리커 대변인은 26일 "코트디부아르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는 자유가 보장되고 평등하며, 포괄적인 선거가 다시 실시돼야 한다"고 밝혀 다른입장을 보였다.

[아비장·베를린·워싱턴=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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