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선거운동 사령탑 교체…부시에 반격 노려

  • 입력 2000년 6월 16일 08시 54분


미국 대선이 중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대통령 후보인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은 15일 건강에 문제가 생긴 토니 코얼호(58) 대신 윌리엄 데일리(51) 상무장관을 선거운동 본부장에 임명, 대통령 선거운동 사령탑을 교체했다.

코얼호와 고어 후보 등 민주당 대선 선거운동 진영은 이번 선거사령탑 교체가 코얼호의 건강 악화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어 후보가 공화당의 부시 후보에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어 후보는 이날 "그동안 선거운동을 총괄 관리해온 코얼호 전의원(캘리포니아)이 건강을 이유로 사퇴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데일리 장관을 선거본부장으로 임명했다"면서 "그가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 선거운동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되기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리처드 데일리 전 시카고 시장의 아들이자 같은 현 시카고 시장의 형인 데일리는 골수 민주당으로 그간 일각에서 고어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거론될 만큼 탁월한 정치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데일리는 지난해부터 사실상 고어 선거운동 진영을 총지휘해 왔을 뿐만 아니라 빌 클린턴 대통령과 고어 부통령을 잇는 가교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고어 진영에 상당한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또 최근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중 하나였던 중국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 부여안을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역량을 발휘,적잖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반면 코얼호는 그간 고어 후보를 수행,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불규칙한 식사등으로 대장염이 생겼고, 급기야 지난 12일 밤 위통이 발발, 급히 입원한 뒤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미 북동부 지역을 순회중 보스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부시 후보는 이 소식을 듣고 "코얼호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란다"면서 새로 교체된 데일리를 간단치 않은 인물로 평가했다.

부시 후보는 '이번 사령탑 교체가 고어진영의 분열을 의미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진영 대변인 카렌 휴즈는 고어 후보진영의 선거운동 슬로건과 최근이미지 변신 노력에 즉각 문제를 제기, 고어진영의 사령탑 교체를 선거 운동의 호재를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 AP.AFP 연합뉴스]cbr@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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