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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7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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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땀 안들이고 돈벌기’의 교본으로 부각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7일 오후 미국 뉴욕의 컬럼버스 호텔에서 기자를 만나 자신있게 던진 말이다.
일본계 미국인 3세인 기요사키는 인사를 마치자 마자 불쑥 시사주간지 ‘타임’ 최근호를 보여줬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50여개국에 소개된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전면 광고였다.
기사는 아니지만 세계 유수의 잡지에 자신의 책에 관한 전면광고가 나왔다는 사실에 잔뜩 고무된 것 같았다.
후덕하게 생긴 외모에 시종일관 호탕한 웃음을 곁들여가면서 기요사키는 “돈은 생활의 절대적인 필요조건”이란 점을 우선 강조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사랑 행복 같은 정신적인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예를들면 미국의 많은 가정이 사랑해도 가난하기 때문에 이혼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돈으로 자유를 살 수 있고, 자유는 윤택한 삶과 정신의 고양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부자 아빠…’는 그런 진실을 솔직하게 털어놨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큰 돈을 벌기 위해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산업사회 시대의 낡은 발상입니다. 저는 아직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지만 컴퓨터를 잘 하는 사람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때론 돈의 유용함보다 노동의 신성함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딴죽을 걸어봤다.
“그럼요. 전 누구나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럴 수도 없죠. 다만 선택의 기회를 알려주는 것 뿐입니다.”
그는 자신의 책을 통해 봉급생활자들이 부자가 되는 희망을 갖게 하는 것에 소명의식을 느낀다고 덧붙혔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얼마나 큰 돈을 번 것일까.
“석유 탄광 교육 관련 기업 등 7개의 큰 회사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가진 것이 별로 없고 자산만 많아요. 세금 문제 때문이죠. 그것도 아내가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전 잘 모릅니다.”
평생 쓰고도 남을 재산을 만들었고, 물려줄 자식도 없는데 계속 돈을 벌려고 애쓰는 이유가 궁금했다.
“회사를 만들고 키워서 돈을 버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돈 버는 것이 저의 유일한 취미지요.”
사뭇 과장된 언사에도 불구하고 기요사키는 사회와 자연에 자기 재산의 상당 부분을 환원하고 있었다.
“전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돈을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돈을 벌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 아내가 참여한 동물보호와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벌이는 해양보호 사업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은 아주 적습니다.”
지난달 미국 출판계 최고의 마케팅 기회라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일약 저명인사가 된 기요사키는 최근 ‘부자 아빠…’ 시리즈 세 번째 ‘부자 아빠의 투자 가이드’를 내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자는 무엇에 투자하나, 가난한 사람과 중상층은 못하는 것’을 부제로 주로 자녀들을 ‘돈의 영재’로 키우기 위한 가르침을 담았다고 한다.
그는 다섯권으로 완간될 ‘부자 아빠…’ 시리즈는 4번째를 내년초에 내고, 나머지 한권은 e북으로 출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뉴욕〓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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