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11바이러스' 비상…응급구조대 활동 방해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최근 미국에서 응급구조대 911(한국 119에 해당)로의 연락을 마비시키는 신종 악성 컴퓨터 바이러스인 ‘911바이러스’가 발견돼 미연방수사국(FBI)에 비상이 걸렸다.

FBI 산하 국가기반보호센터는 911바이러스가 텍사스주 휴스턴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신고를 받아 본격 수사에 나섰다고 미 MSNBC방송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자체 복제기능을 갖춘 이 컴퓨터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가 E메일 등으로 전염되던 것과 달리 인터넷을 통해 감염돼 전문가들을 더 긴장시키고 있다.

911바이러스는 공유기능을 설정해 둔 컴퓨터 가운데 비밀번호를 걸어놓지 않은 컴퓨터만 자동으로 찾아 들어가는 지능형 바이러스.

프로그램 파일에 제멋대로 새 폴더를 만든 뒤자체 복제를 거쳐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른 PC로 보내 인터넷 접속과 동시에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하드디스크를 새로 포맷해 PC의 모든 프로그램을 지워버리거나 PC의 모뎀을 작동시켜 응급구조대 911에 계속 전화를 걸어 정말 긴급한 전화가 불통되게 만들어 버린다.보안업체인 시만텍은 “이 바이러스가 현재 ATT월드넷, 아메리카 온라인, 얼스링크, 벨사우스넷 등 몇몇 인터넷 서비스업체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911의 일상적인 기능에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이 바이러스를 빨리 퇴치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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