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대만 관계 전망]"한반도에 큰 파장은 없다"

  • 입력 2000년 3월 19일 20시 38분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후보의 당선으로 끝난 대만 총통선거 결과는 한반도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일단 큰 파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쉽게 말하면 집권 전과 후의 외교정책은 다를 수밖에 없고 어떤 형태로든 현실적인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교안보연구원 박두복(朴斗福)교수는 “천수이볜에 대한 중국측의 불신을 고려한다면 그의 당선으로 양안(兩岸)관계 개선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과거 제도권 밖에서 야당을 운영하던 시절과 달리 민진당은 현실적인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도 일단은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만 독립을 주장하던 당강령도 수정됐고 일단 집권하면 대륙정책에 변화를 모색해 중국과의 협력관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연세대학교 안병준(安秉俊)교수도 “양안관계도 여러가지 상황을 상정할 경우에나 한반도에 대한 영향을 추론할 수 있을 뿐”이라며 “한국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 총통의 대만 분리 독립노선이 중국의 통일정책과 충돌할 경우 양안관계에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중국 미국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데 대한 일부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경우 정부의 대북포용정책과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작업에도 그 파장이 미칠 것은 분명하다.

한반도문제 해결의 중심 틀이라고 할 수 있는 4자회담의 주요 구성원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나빠지는 상황은 우리에게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박두복교수도 “중국이 군사적으로 양안관계에 개입할 경우 무력시위를 반대하는 미국의 개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중관계가 대립구도로 갈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경우 중국은 민간분야의 비공식적인 한-대만 관계개선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우리의 행동반경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동만(徐東晩)외교안보연구원교수는 “중국과 대만관계는 고유의 논리에 입각해서 풀어야 한다”고 말하고 “양안관계를 한반도와 결부시켜서 보지 않겠다는 우리측의 원칙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천수이볜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경남대와 용인대 등 한국의 2개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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