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호황은 '新경제학' 덕분"…비즈니스위크誌 학설비교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7시 34분


‘미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끈 것은 신경제학에 따른 정책이었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신경제학’ ‘공급자 중심 경제학’ ‘전통 거시경제학’ 등 미 경제성장에 기여한 학설에 관한 특집 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미 상무부가 발표한 74년 이후 역대정권하의 경제지표를 토대로 학설들의 ‘성적’을 매긴 결과였다.

신경제학의 요체는 정보산업 기술의 혁신이 보다 높은 생산성과 경제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81년 8월 IBM이 PC를 내놓으면서 성장 잠재력이 축적됐으며 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시리즈 개발 등 컴퓨터 산업의 성장이 미국 경제호황을 주도해 왔다고 본다.

‘공급자 중심 경제학’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득세했다. 기업에 대해 법인세 등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이 투자를 촉진해 생산성 증가 등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90∼93년 세금징수가 늘어난 후에도 생산성은 더욱 높아져 세금징수를 늘리면 경제성장이 멈출 것이라는 주장은 무색해졌다.

또 세금감면이 기업의 투자증가를 가져온다고 했지만 레이건 집권아래 기업의 투자증가율은 지미 카터 집권시보다 낮았다. 세금감면에 소극적인 클린턴 집권아래 기업의 투자증가율도 레이건 시절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전통 거시경제학설은 저축증대와 재정흑자를 통해 민간과 정부부문의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기술 경영혁신이 성장을 주도한 사례가 많다. 재정적자가 엄청났던 레이건행정부 시절 생산성 증가율이 카터행정부 시절보다 배나 높아 재정적자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맞지 않았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세 가지 경제학설 가운데 지난 20여년간의 경제현상을 설명하는데 가장 설득력이 낮은 것은 전통 경제학설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학설은 현재도 정책 입안시마다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발생한 재정흑자의 처리 문제만 해도 세금감면(공급자 중심 경제학), 재정적자 축소(전통 거시경제학), 기술교육 등 투자 확대(신경제학)와 같이 제각기 처방이 다른다. 비즈니스위크는 “세 가지 학설은 배타적이라기보다 상당부분 연관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90년대 경제호황의 주역이 정보산업 부문 기술개발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신경제학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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