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대만 "TFT-LCD 시장을 잡아라" 불꽃경쟁

  • 입력 1999년 11월 1일 20시 06분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이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시장을 놓고 ‘불꽃 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트북PC에 이어 모니터 TV 등에 널리 활용될 TFT―LCD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하는 고부가가치 제품. 95년까지는 일본이 전세계 시장을 독점해 왔으나 후발주자로 뛰어든 우리나라 기업에 점차 시장을 빼앗기면서 현재 57%까지 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일본기업을 제치고 올해 나란히 1,2위에 올라설 전망이나 일본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대만 업체들이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3국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日, 대만에 기술이전▼

▽대만이 몰려온다〓TFT―LCD시장에 뛰어든 대만기업수는 콴타 ADT 등 모두 9개사. 삼성전자 LG필립스LCD 현대전자 등 3개사에 불과한 한국진영보다 회사수로는 3배나 많다.

샤프 미쓰비시 후지쓰 등 일본 TFT―LCD업체들은 노트북PC 시장에서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기자 고부가가치인 대형 노트북PC용 제품과 액정TV 모니터 등으로 눈을 돌린 상태.

그러나 좁은 격차로 추격해오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만기업에 기술이전을 추진, 샤프―콴타, 미쓰비시―중화영관, 후지쯔―기미실업, 일본IBM―ADT 등의 제휴관계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노트북PC 시장의 50%를 장악한 대만이 TFT―LCD를 양산하게 되면 데스크탑용 LCD모니터는 일본, 노트북PC용은 대만이 주도하게 된다는 것이 일본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만은 2000년대 초반에 한국을 제치고 세계2위 TFT―LCD생산국이 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연28% 고성장 기대▼

▽급성장하는 TFT―LCD시장〓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TFT―LCD시장은 2003년까지 연평균 28%의 고성장을 계속할 전망이다.

수급불균형은 대만의 시장진입과 기존 업체들의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2000년부터 격차가 좁혀져 2001년경 균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

이 경우 한국과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43대57에서 2001년 37대43, 2003년 33대44 등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2003년에는 대만 비중이 23%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TFT―LCD는 D램 반도체와는 달리 가격이 떨어져야 파이크기가 커지는 시장”이라면서 “앞으로 7년이내에 10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日은 액정TV 주력▼

▽고부가가치 시장을 노려라〓일본은 지난해 들어 노트북PC용 시장을 한국에 빼앗긴 뒤 LCD모니터 액정TV 등의 제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시장이 액정TV로 일본 샤프가 대당 가격이 3200달러에 이르는 액정TV를 1만대이상 판매하자 한국 및 일본 업체들이 이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액정TV는 올해 19만대, 2000년 35만대, 2001년 70만대 등 연평균 100%씩 늘어나고 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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