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日 핵무장 가능성 있다』

  • 입력 1999년 10월 22일 00시 09분


헨리 키신저 전미국무장관은 21일 “일본은 핵(核)무장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럴 경우 아시아 전체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해외자문단 자격으로 이날 개막한 ‘99 서울경제포럼’에 참석한 키신저 전국무장관은 “일본의 핵무장은 고려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70년대 초 미중(美中)수교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키신저 전장관은 또 동북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해 “중국이 계속 발전하면 강대국이 되겠지만 그 과정은 ‘고속도로’처럼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며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키신저 전장관은 최근의 대우사태와 관련, “김우중회장과는 30년간 우정을 쌓아왔다”고 전제하고 “김회장이 이런 상황에 처해서 대단히 슬프지만 30년간 그가 한국경제에 기여한 많은 역할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해외자문단의 결성과 이들의 ‘서울경제포럼’ 참가를 권유했던 김회장은 이날 오전 귀국했으나 곧바로 출국했다.

키신저 전장관은 또 한국의 외환위기 해법에 대해 “세계 각국이 당면한 문제이긴 하지만 금융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경제의 위기는 자본의 자유로운 흐름 때문에 야기된 게 아니다”고 말하고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게 되면 한국 기업이 된 것이나 다름없으며 단지 단기 투자자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제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2일중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면담이 예정된 키신저 전장관은 “대통령이 된 이후 첫 만남”이라며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북한주민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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