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개구리가 공중에 떠?…和 니야마겐대학 실험

  • 입력 1999년 10월 8일 19시 29분


요가나 단전호흡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 몸안의 기(氣)가 충만해지면 공중에 둥둥 뜰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무중력상태인 우주공간에서는 얼마든지 공중부양(空中浮揚)이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지구상에서 강한 자석의 힘을 이용해 무중력상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네덜란드 니야마겐대 고자장(高磁場)연구소의 안드레 가임이 이끄는 연구팀은 치즈와 피자조각에서 개구리 쥐에 이르기까지 동물과 물질을 공중에 띄우는 실험을 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잡지 ‘네이처’와 ‘피직스 투데이’ 최근호에 보고됐다.

NASA(미항공우주국)의 과학자들은 그동안 무중력상태에서 실험을 할 때 지구상에서 하지 못하고 우주왕복선을 쏘아 우주공간에서 실시해왔다. 그러나 네덜란드 과학자들은 반자성(反磁性)을 이용해 이같은 실험의 많은 부분을 지구상에서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구상의 물질은 대부분 비자성(非磁性)물질이다. 그러나 강한 자기장에 들어가면 물질 내부의 전자는 외부 자기장(磁氣場)을 밀쳐내는 ‘자신만의 자기장’을 만들어내고 대부분 반자성물질로 변환된다.

반자성은 1846년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에 의해 처음 발견됐지만 과학자들은 기존의 자석이 아무리 작은 물질이라도 띄울 만큼 강력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자성을 실제로 이용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네덜란드 연구팀은 반자성물질을 공중부양할 정도로 충분히 강한 자석이 1940∼1950년대에 이미 출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한 자기장이 형성된 방에 미세한 물입자, 헤이즐넛, 살아있는 개구리 등을 집어넣어 부양하는데 성공했다.

강한 자기장내에서 개구리 몸안의 모든 원자는 작은 자석처럼 작용하고 이들은 큰 자석에 의해 밀쳐진다. 위쪽을 향하는 개구리의 반자성은 중력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며 그 결과 개구리는 우주인이 우주공간을 유영하듯이 공기중에서 유유히 헤엄쳐다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아직 인체를 부양할 정도로 강한 자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이런 자석이 나타날 것이다. 공상과학에서 나오는 반중력장치의 등장이 멀지않았음을 예고하는 연구결과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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